지난 2월 28일, 토스 10주년 0 to 100 위닝 세션:
Head of Product Design 강수영님의 세션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너무 바빴어서 한참 지나서 후기를 쓰게 되었네요 ^^..)
위닝세션 신청이 무려 27초만에 마감되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생생하게 디자인 챕터의 성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체 세션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wWtk-l1tC8
세션에서는 토스 디자인 챕터의 성장 과정을 태동기 - 성장기 - 진화기 - 오늘날 & 미래 이렇게 4단계로 이야기해주셨는데요. 초창기의 프론트가 없어 디자이너들이 마크업하던(!!!) 시절부터 내부에서 사용하는 Tool을 만들 수 있는 몸집이 되기까지 성장 다큐를 보는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공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B안들도 볼 수 있어서 더 재밌었구요.
아래는 간단하게 요약한 세션 내용입니다.
1. 태동기
금융 거래에서 공인인증서가 필수였던 시절, 토스가 처음으로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 송금을 출시해 혁신적인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였던 시기입니다. 송금이 너무 간편하게 이루어지다보니, 송금완료 후 팝업을 띄워줘야 고객이 송금이 되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 때는 본능적인 사용 경험을 뜻하는 '심플리시티(Simplicity)'가 핵심이었습니다. 혁신적인 프로덕트인만큼, 확실하게 필요 없는 정보는 없애고 유저에게 한 화면에서 어디를 봐야할지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2. 성장기
내부적으로 3.0이라고 부르는 성장기는 디자인, 개발, 비즈니스 등 레거시를 한꺼번에 청산하고 대개편을 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디자인챕터에도 변화가 많던 시기였습니다.
🎨 2D -> 3D 그래픽 전환
이때 그래픽을 2D에서 3D그래픽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 그래픽을 내부에서 직접 강사를 초대해 Cinema4D를 배워서 만들었다고 해요. 초반에는 퀄리티가 낮았지만 6개월 정도 지났던 시점 부터는 제품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이때도 완전하진 않았지만 그래픽 자산을 내재화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 UX라이팅 A/B테스트
당시에는 UX 라이팅으로 A/B테스트하는게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엔 '리스크가 큰 실험'이라는 우려를 안고 라이팅 A/B 테스트를 컨설팅을 통해 진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 테스트를 반영해 런칭한 결과물이 전환율 300프로를 부르는 좋은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두 사례 모두 외부의 도움을 적절히 받아 직접 도전하고 내재화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외에도 로고 변경, TDS(토스 디자인 시스템) 구축, Toss Product Sans (노토산스에 기호와 숫자를 최적화한 폰트) 개발 , UT 문화 장착, 다크 모드 적용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개선들이 모여 큰 임팩트를 냈습니다.
3. 진화기
진화기에는 '마이데이터'라는 금융 변화에 맞춰 홈 화면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큰 과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능이 많으니까 앱을 OS처럼 구성해 보는 등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홈 화면을 테스트했습니다.
결국 자주 사용하는 기능 (조회/송금/혜택) 을 중심으로 홈 화면이 정리되었고,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디자인 챕터 안에서 공통적인 실험과 성공 결과들을 공통 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토스 심플리시티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toss.im/simplicity-24#hero)
4. 오늘날 그리고 미래
현재 토스는 금융을 넘어 쇼핑, 광고, 결제 등 다양한 도메인에서 UX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가 커진 만큼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Tool 역시 발전이 있었습니다.
🔍 리서치 툴 EVR
토스 내부 리서치 툴 중 토스트 내비게이션 스코어 혹은 EVR이라고 불리는 툴인데요. 유저들한테 이 기능이 어디 있는지를 물어봐서 유저들의 정답을 정량적인 히트맵 형태로 보여주는 툴입니다. 이 리서치툴로 공급자와 유저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 인터랙션 언어 랠리
유저가 많아지다 보니 1~2프로의 전환율을 올리는 것도 효율인 시기가 왔는데, 이 1~2프로에는 미세한 인터랙션이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인터랙션의 경우 공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었습니다.
인터랙션 값이 iOS, 안드로이드, 리액트까지 각자 구현할 때 쓰는 값이 다른데 이 설정값을 다 통일해서 내부적으로 토큰화해서 쓸 수 있는 '랠리'라는 언어를 만들었고 이게 리소스를 혁신적으로 줄여줬습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이 모양을 출렁출렁하게 하고 싶다 하면 '출렁출렁'을 선택하기만 하면 개발에서 어떤 값으로 구현되는지 몰라도 됩니다.
AI 역시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저처럼 답하는 AI 휴리봇, AI 그래픽 생성기 Toast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토스 테크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AI 휴리봇 이야기: https://toss.tech/article/research-platform-ai
- AI 그래픽 생성기 토스트 이야기: https://toss.tech/article/ai-graphic-generator-
5. Q&A
궁금했던 것들을 들어보고 답변하는 세션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문답을 공유합니다:)
Q. 디자인할 때 예상과 결과가 다른 사례가 있었나요?
A. 거의 대부분 예상과 다릅니다. 예를 들면 토스에서 송금을 하다보니 여기서 채팅도 하고 싶다라는 보이스가 많아 토스 채팅을 만들었는데 6개월만에 사라진 적도 있었고, 만보기 기능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금융앱인데 왜 있나 하는 반응이 있었는데 현재는 MAU를 견인하는 주요 기능이 되었습니다.
Q. 토스 디자이너분들은 작업물에 대한 컨펌을 누군가에게 받나요?
A. 컨펌을 받는 구조는 아니고, 토스 팀 전체가 독립 의사 결정 권한이라고 하는 고유의 개인 의사결정이 있어서 그거에 따라 디자인한게 그대로 나가는 구조고, 컨펌을 받아야한다면 유저들이 컨펌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Q. 그동안 디자인 커리어를 이으며 어떤 깨달음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요즘 느끼는 건 "수단과 목적을 헷갈리지 말자"입니다. 근데 이 수단에 되게 집중하기 쉬워요. 예를 들면 디자인 시스템도 수단인데, 우리가 효율적으로 일하고 일관된 경험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게 디자인 시스템이지 이 시스템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됩니다.
Q. 유저 피드백이 올 때 유저 보이스에 따르는지, 어떤 기준에 따라서 다른지 궁금합니다.
A. 유저분들이 많아지다보니까 모두의 의견을 취합해서 다수를 기준으로 제품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처음 TDS나갔을 때 10년 전 디자인으로 회귀한 것 같다, 디자인 잘라라 이런 보이스도 실제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디자인 챕터의 직관과 직감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직감과 데이터들을 적절히 밸런스를 맞춰서 결정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기준이 있어서 그 기준에서 어긋나면 따라야하고 어긋나지 않으면 해도 되고 이런건 아니고 상황이 다양하다보니 그때그때에 맞춰 효율적인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마치며
마무리로 강수영님은 "아직 토스는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세션을 들으면서 느낀 건 토스는 디자이너들이 도전과 실험을 하며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는 툴 프로덕트 디자이너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하니까
성장하고 싶은 디자이너들은 지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Framer x 29cm] Seoul Meetup 프레이머 서울 밋업 후기 (3) | 2024.12.22 |
---|---|
[작은 UX 경험] 1. 토스 심플리시티 24 사전 신청 (1) | 2024.11.07 |